다른길_박노해아시아사진전_세종문화회관B1_20140205-0303

박노해 사진전 pakistan 내 마음에 만년설산 하나 품고 박노해 사진전 pakistan 내 마음에 만년설산 하나 품고 내 마음에 만년설산 하나 품고 지구상에서 빛나는 만년설 봉우리를 가장 많이 품고 있는 나라. 만년설은 흘러내려 인더스 문명의 시원을 이루었고 위대한 간다라 문명을 꽃피웠다. 예전에는 천국이라 불리던 땅, 지금은 지옥이라 불리는 땅. 폭음과 불안과 긴장음이 흐르는 '국경의 운명'과 홍수와 지진의 재난, 13여 년에 걸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까지 더해 어디에도 희망을 찾아볼 수 없는 슬픈 파키스탄. 그러나 모든 것이 무너져도 영혼이 무너지지 않는 한 결코 무릎 꿇릴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높고 춥고 험난한 땅에서도 강인한 인내심으로 노동하고 기도하고, 자급자립의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 나 또한 어둠이 내려와도 빛나는 만년설산 하나 가슴에 품고 가야 하리.
박노해 사진전_밀밭의 빵 굽는 시간
박노해 사진전_밀밭의 빵 굽는 시간
파란 밀싹이 힘차게 돋아나고 은빛 억새꽃이 바람에 날릴 때 직접 씨뿌려 거둔 햇밀을 빻아 멋진 손 반죽 리듬으로 화덕에 굽는다. 노랗게 익어 부풀어 오른 로띠를 꺼내면지상에서 가장 건강하고 맛있는 갓 구운 빵 냄새가 그윽이 퍼져나가고 아이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Dohak Baba Fakheer village, Punjab, Pakistan, 2011.

박노해 사진전_파슈툰 소년의 눈동자
박노해 사진전_파슈툰 소년의 눈동자
10년 넘게 계속되는 미국의 침공 속에 자라난 파슈툰 아이들은 눈빛부터 다르다. 한 생에 겪을 고통과 비극을 다 보아버린 눈동자. 만년설산이 들어박힌 저 푸른 눈빛, 아니 푸른 불꽃. 부모를 잃은 어린 가장인 알람샤를 안아주자 만년설이 녹아내리듯 소리 없이 긴 눈물을 흘린다. 나는 한번만이라도 이 아이들의 웃는 모습과 소리 내어 우는 모습을 보기를 바랐다. 눈물 젖은 아이들의 눈동자에서 나는 신神을 본다. 거대한 성전이 아닌 이 눈동자에서 신神을 만난다. Drosh, Khyber Pakhtunkhwa, Pakistan, 2011.

박노해 사진전_짜이가 끓는 시간
박노해 사진전_짜이가 끓는 시간
하루에 가장 즐거운 시간은 짜이가 끓는 시간. 양가죽으로 만든 전통 풀무 마시키자로 불씨를 살리고 갓 짜낸 신선한 양젖에 홍차잎을 넣고 차를 끓인다. 발갛게 달아오른 화롯가로 가족들이 모여들고 짜이 향과 함께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탐욕의 그릇이 작아지면 삶의 누림은 커지고 우리 삶은 '이만하면 넉넉하다'. Barsat village, Gaguch, Pakistan, 2011.

박노해 사진전_구름이 머무는 마을
박노해 사진전_구름이 머무는 마을
눈부신 만년설산의 품에 안긴 작은 마을. 이곳은 너무 높고 너무 춥고 척박한 땅. 구름도 고개 돌려 잠시 머물다 길을 떠난다. 손수 지은 흙집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부부는 "나라와 부모를 선택해 태어날 수는 없지요. 사람으로서 '어찌할 수 없음'은 기꺼이 받아들이고그 안에서 '어찌할 수 있음'은 최선을 다하는 거지요." 화롯불을 피워 따뜻한 차와 미소를 건네고 가슴에 만년설 봉우리 하나 품고 가라며 빨간 사과 한 보따리를 안겨 주신다. Nasirabad village, Northern Areas, Pakistan,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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