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길_박노해아시아사진전_세종문화회관B1_20140205-0303

박노해 사진전 india 디레 디레 잘 레 만느 박노해 사진전 india 디레 디레 잘 레 만느 디레 디레 잘 레 만느 극단의 두 얼굴을 지닌 땅 인디아. 히말라야 만년설산과 라자스탄 사막이 동시에 펼쳐지고, 첨단 IT산업의 도심에 느릿느릿 암소가 걸어가고, 아쉬람의 고요한 명상 속에 카슈미르에서는 계엄군의 총성이 울리고, 핵무기를 갖고 성장 질주를 하지만 최악의 카스트인 불가촉천민과 빈민들이 신음하는 나라. 그 하늘과 땅 사이의 광활한 대지 위에 너무도 다양한 삶들이 굴러간다. 그 모든 걸 지탱하는 건 75%에 달하는 농민들, 위대한 여성 농민들이다. 성스러움과 더러움을 모두 품고서도 자신이 가야 할 곳을 향해 유장히 흐르는 저 갠지스 강물처럼, 우리의 삶도 굽힘 없이 흘러가기를. '디레 디레 잘 레 만느' 마음아 천천히, 천천히 걸어라.
박노해 사진전_디레 디레 잘 레 만느
박노해 사진전_디레 디레 잘 레 만느
가장 높은 히말라야 만년설산에서 흘러와 가장 낮은 평원까지 젖 물려주는 인디아의 강. 바라나시로 순례를 가는 붉은 사리 옷의 여인들과 흙먼지 묻은 흰옷의 사내들이 강물을 만나자 발길을 멈추고 땀을 씻고 빨래를 한다. "디레 디레 잘 레 만느."마음아 천천히 천천히 걸어라. 부디 서두르지도 말고 게으르지도 말아라. 모든 것은 인연의 때가 되면 이루어져 갈 것이니. River Betwa, Orcha, Madhya Pradesh, India, 2013.

박노해 사진전_인디고 블루 하우스
박노해 사진전_인디고 블루 하우스
인디아 여성 농민은 누구나 최고의 건축가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손수 디자인해 집을 짓고 살아가면서 불편하고 아름답지 않은 것은 고쳐나간다. 한 마을에서도 똑같은 집이 하나도 없는 개성이 담긴 집. 부드러운 살결 같은 흙벽에 청명한 하늘빛을 닮은 인디고 블루를 칠하고 흰 쌀가루를 개어 그림을 그린다. 물 항아리를 이고 든 여인이 자신이 다져 만든 인디고 빛의 계단을 사뿐사뿐 걸어 오른다. Gafa village, Rajasthan, India, 2013.

박노해 사진전_물 항아리 머리에 인 여인의 걸음
박노해 사진전_물 항아리 머리에 인 여인의 걸음
물 항아리 머리에 인 여인의 걸음으로 깨어나는 인디아의 아침. 묵직한 물 항아리를 이고 걸으면 등허리와 목선이 곧게 펴지고 단전에서부터 온몸에 기운이 차오르는, 최고의 일상 요가가 된다. 인디아 여성의 늘씬한 몸매와 우아한 자태는 날마다 물 항아리를 이고 걷는 노고의 선물인 것만 같다. 고귀한 것은 늘 무거운 것, 고귀한 짐을 아름답게 이고 지고 가는 자가 고귀한 사람인 것을. Patha Karka village, Uttar Pradesh, India, 2013.

박노해 사진전_사랑은 불이어라
박노해 사진전_사랑은 불이어라
만년설산의 가장 높은 오두막 집에서 엄마가 저녁밥을 지으며 노래를 불러준다. "딸아 사랑은 불 같은 것이란다. 높은 곳으로 타오르는 불 같은 사랑. 그러니 네 사랑을 낮은 곳에 두어라. 아들아 사랑은 강물 같은 것이란다. 아래로 흘러내리는 강물 같은 사랑. 그러니 네 눈물을 고귀한 곳에 두어라. 히말라야의 흰 눈처럼 언제까지나 네 마음의 빛과 사랑을 잃지 말거라." 창밖에는 거센 눈보라가 휘날리는데남편을 잃은 카슈미르의 어머니는 오늘도 불 같은 사랑 노래를 부르며 눈시울이 젖는다. Wagnat village, Jammu Kashmir, India,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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