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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길_박노해아시아사진전_세종문화회관B1_20140205-0303

아스라히 보이는 희망을 향해 사람들은 끊임없이, 부단히도 각자의 길을 가고 있었다. 다른 듯 닮은, 닮은 듯 다른 길을.
박노해 사진전의 한 작품. 푸른 강물이 흐르고, 앞에는 모래로 된 산이 서 있고 나무가 우거져 있는데 이 한가운데에 웬 줄이 달려 있고 이 줄에 작은 나무판자를 매단 누군가가 도르래를 이용하는 듯 이동하고 있다. 사람이 모든 풍경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한 뙈기의 경작지를 찾아 강 건너 비탈을 개척해 마을을 이루었다.
애써 세운 다리는 홍수로 번번이 쓸려나가고 주민들은 궁리를 모아 ‘하늘 다리’를 만들었다.
허공의 쇠줄 한 가닥에 걸린 생은 위태로워 보이지만 밧줄을 당겨 나아가는 삶의 의지는 힘차기만 하다.
— 하늘다리

전시명 박노해 사진전 – 다른 길
전시 기간 2014년 2월 4일 – 2014년 3월 3일 (휴관일 없음)
전시 장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 지하 1층
관람 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 30분 (8시 입장 마감)
문의 02-734-1977 / www.anotherway.kr
관람 요금 성인 5,000원 학생 3,000원

* 작가의 뜻에 따라 수익금은 지구마을 이웃들을 위한 평화나눔활동에 쓰입니다.
* 매일 오후 2시와 7시에는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매일 오후 5시-7시에는 박노해 시인의 사인회가 열립니다.
* 2/5(수), 2/13(목), 2/16(일), 2/24(월) 오후 7시에는 작가와의 대화가 열립니다.
(한 회당 70명 선착순 마감)

전반적으로 ‘탁하다’ 싶을 정도로 어두운 듯한 전시장. 아마 손에 꼽힐 정도의 사진 몇 개를 제외한 나머지 130여 장의 사진들이 모두 흑백사진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로지 자연, 생기를 나타내는 듯한 초록색 벽면만이 환할 뿐이다. 작가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데려온 세계 음악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알아들을 수 없는 가사에 집중하고 멜로디에 몰두할수록 사진에 더 취하게 된다.

비슷한 상처를 안고 있는 그 나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충만을 누리고 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아름다운 그들은 어딘지 모르게 서글프다.

인도네시아 : 사람을 자연에 입히고 자연을 사람에 입히다

인도네시아에서 촬영한 사진들의 일부. 왼쪽 사진은 인도네시아 어느 밭에서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이다. 밭은 산 중턱에 있는 듯 약간 경사가 져 있다. 오른쪽 사진은 마찬가지로 밭에서 세 명의 사람들이 허리를 굽히고 무언가를 줍는 듯한 모습으로, 이곳도 땅이 기울어져 있다.
세계에서 화산이 가장 많은 풍요로운 불의 땅, 인도네시아. 화산은 그들에게 두려움이자 축복이다. 혁명 후 평화가 찾아오듯, 화산이 폭발한 후에는 비옥한 대지라는 선물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선물을 이용해 살아가며, 야생의 것을 그대로 간직한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자연을 중히 여긴다. 있는 그대로의 것을 받아들이고 그곳에서 인간의 모습을 찾는다. 날 것 그대로의 자연에서 人의 生을 찾는다. 천연에서 만물의 영장을 발견한 작가는 렌즈 안에 담았다.

파키스탄 : 나눔, 함께, 가족

파키스탄에서 촬영한 작품. 왼쪽 사진은 여러 사람이 작은 방과 같은 곳에 한데 모여 있고, 이 가운데에는 작은 냄비에서 무언가가 끓고 있다. 방 위쪽에는 구멍이 뚫려 있고 여기서 햇빛이 비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초원에 양떼로 보이는 동물들이 여러 마리 앉아 있거나 돌아다니고 있고, 이 가운데에서 한 소녀가 양 한 마리를 안고 있다.
오랜 기간 문명이라는 거대함에 압도되었던 파키스탄. 모든 것이 무너져도 그들의 영혼은 무너지지 않았다. 만년설의 봉우리를 가장 많이 품고 있는 나라, 파키스탄. 만년설이 흘러내려 인더스 문명의 근거가 되었고 그들은 간다라 문명을 꽃피웠다. 마음 속에 각자의 만년설을 품고 있는 그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남아있는 것들을 지켜가고 있다. ‘우리’라는 든든한 넉넉함을 느끼면서.

라오스 : 해답은 순수함이다

라오스에서의 촬영 작품들. 왼쪽 사진은 나무와 풀이 어지럽게 나 있는 어느 땅 위에서 사람들이 도구를 이용해 땅을 고르게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어느 상점 안에 매달려 있는 옥수수 더미를 촬영한 것으로, 어두운 가게 안에서 유독 옥수수만 빛을 받아 붉은 빛을 띄고 있다.
모두가 가난하기에 오히려 순박한 내면을 지켜올 수 있었던 라오스. 그들의 소박한 생활 속에서 순수함을 엿볼 수 있었다. 서로를 의지하며, 자신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깊고 높은 곳의 농부들의 맨손으로 여기 저기 전쟁의 슬픔이 표면적으로 묻어있는 그들의 대지는 꾸역꾸역 회복되고 있다.

버마 : 척박함 속에 피어나는 재생력

버마에서의 작품 사진들. 왼쪽 사진은 바다 위에 배 한 척이 떠 있고, 배 위에서 어부 한 명이 바다 위에 무언가를 뿌리듯 일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컬러 사진으로, 왼쪽 사진과 같은 모양의 배 위에 한 사람이 갓 모양의 모자를 쓰고 꽃을 가득 실은 채 배 위에 올라타 있다. 배 양 옆으로는 풀과 꽃이 물 위에 심어진 듯 길을 만들어 내고 있다.
세계 최장기 군부 독재정권이 물러난 자리에는 이보다 더 강력한 자본 독재가 들어서고 있다. 제 아무리 혹독한 무언가가 물밀 듯 들어와도 그들의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들 마음 속 심지는 더욱 굳어지고 더 단단한 힘을 기르게 된다. 종교에 의지하며 희망을 품어가는 사람들은, 척박함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인도 : 두 얼굴의 다른 길

인도에서 촬영한 작품들. 왼쪽 사진은 어느 방 안에서 한 여자가 두건을 두르고 웅크리고 앉아 있다. 그녀는 방충망이 설치된 창문 안에서 이 자세를 취하고 있고, 사진은 밖에서 촬영했다. 오른쪽 사진은 유채밭에서 두 여인이 풀을 뜯어내듯 일하는 모습이다.
극단의 두 얼굴을 지닌 나라. 만년설산과 사막이 동시에 보여지고, 첨단 IT산업의 도심 속에 암소가 느릿느릿 걸어가고 있다. 고요한 명상 속에 계엄군의 총성이 울리기도 하며, 핵무기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불가촉천민과 빈민들이 신음하고 있다. 누가 봐도 각자의 길을 걸어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 광활한 대지 위 다양한 길들을 지고 있는 이들은 75%에 달하는 농민들, 위대한 여성 농민들이다. 유유히 흐르는 갠지스 강처럼 그들은 천천히 걷고 있다.

티벳 : 풍요는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티벳에서의 작품 사진. 왼쪽 사진은 티벳의 한 초원 위 어느 천막의 바깥에서 한 여자가 전통의상을 입고 스마트폰을 쥐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고속도로 위에 한 남자가 엎드려 누워 손으로는 턱을 괴고 고속도로를 바라보고 있다.
급속하게 자본주의가 유입될수록 급속하게 그들의 전통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좌절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가장 높은 곳에서 살아가는 티베트인들은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자세를 유지한 채 ‘선물’받은 생을 온전히 살아가며 정신적 풍요를 느끼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하루하루 정신적으로 도약하고 있다.

나만의 다른 길을 찾는 여정

스스로 잊혀지기 위해 잊혀진 마을들로 유랑을 떠난 시인 박노해는 삶의 최극단에 머물고 있는 그들을 만나게 된다. 말로는 다 표현할 수가 없어 꾸밈없는 그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오게 된 것이다. 가지지 못한 나라, 아픔을 지닌 나라, 회복이 어려운 상태의 어떤 나라들의 희망을 데려왔다. 극복의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니다. 그들이 가진 조건과 배경을 바탕으로 각각의 대처법은 달랐고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각자의 방법으로 상처를 아물게 하고 있는 그들. 그들에게서 얻은 인생의 의미를 전하고 있는 ‘다른 길’의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우리 인생에는 각자가 진짜로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 분명 나만의 ‘다른 길’이 있다.
— 박노해

강 위에 놓인 어느 다리 위로 큰 양들이 여러 마리 걸어가고 있다. 일렬로 서서 다리를 사이좋게 건너는 듯 보인다.

인더스 강 상류 삼각주 마을에 열세 가구가 살아간다.
강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다리는 손을 잡고 건너야 한다.
강 건너 학교 가는 아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건너고
풀을 뜯고 돌아오는 양들이 줄지어 다리를 건너간다.
수천 년 흘러온 인더스 강물 위로
오래된 삶의 행진은 오늘도 이렇게 이어진다.
허공의 쇠줄 한 가닥에 걸린 생은 위태로워 보이지만 밧줄을 당겨 나아가는 삶의 의지는
— 삶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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