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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길_박노해아시아사진전_세종문화회관B1_20140205-0303

이번 <다른 길>사진전에 전시 되는 이 사진 보셨나요?

인도네시아의 한 바닷가에서 파도 속에 나무를 심고 있는 사람들.

이 곳 사람들과 박노해 시인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박노해 사진전_파도 속에 심은 나무가 숲을 이루다


박노해 시인은 2000년 '생명, 평화, 나눔'을 기치로 한 <나눔문화>를 설립한 뒤 

2003년 이라크 전쟁터 평화활동을 시작으로 

지구 곳곳의 분쟁지역을 돕고, 사라져가는 전통마을 살리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2005년 사진의 배경인 인도네시아 '아체'를 찾은 뒤

지금까지 인연을 맺고 있는네요.

그 자세한 이야기를 찬찬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나눔문화의 아체 평화나눔활동은

2004년 말 쓰나미로 40만 명이 사망한 인도네시아 아체. 
30년째 아체를 점령한 계엄 정부 아래 이중의 고통에 시달리던 
'폐허의 아체'에서 박노해 시인과 나눔문화는 2005년에 평화활동을 펼쳤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마을을 재건하려 하는 울렐르 마을에는 <생명의 우물>을, 
독립운동과 쓰나미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에게는 
<희망의 깜빙 (염소) 나누기>로 자립을 도왔습니다. 

그로부터 8년 뒤, 다시 아체를 찾아갔습니다.
'나눔의 기적'으로 강인하게 일어선 아체인들의 '감동의 현장'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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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체 울렐르 마을 
아체 재건과 희망의 중심지가 되다



2005년 울렐르 마을에 가장 절실하던 '생명의 우물'을 세우던 날 ⓒ 나눔문화


2005년  쓰나미가 가장 먼저 산처럼 덮쳤던 울렐르 마을. 
850명의 주민들 중 115명만이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나 울렐르 마을 주민들은 울지 않았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우리를 난민촌으로 몰아내기 위해 구호품조차 끊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반드시 스스로 일어설 겁니다. 울렐르가 무너지면 아체가 무너집니다.” 
청년회장 사파핫은 무너진 집터 위에 천막을 치며 마을 재건의 의지를 굳게 밝혔습니다. 

박노해 시인의 제안으로 쓰나미 이후 처음 열린 마을총회에서 
무엇이 가장 필요하냐는 물음에 주민들은 식수를 해결할 우물이 절실하다고 했습니다. 
나눔문화 회원님들의 도움으로 우물을 파기 시작해 
마침내 지하 120미터에서 길어올린 물이 펑펑 쏟아지던 날, 
주민들은 코리아를 향해 눈물로 감사 기도를 올렸습니다.



2013년 <울렐르-나눔 항구> 건설 지원식 ⓒ 나눔문화


2013년  8년 후, 다시 찾은 울렐르 마을. “세상에! 돌아오셨군요. 
이렇게 다시 찾아온 사람은 샤이르 박이 처음입니다!” 마을은 환영잔치로 활기가 가득하고, 
그동안 다 못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나눔문화 우물만 한 번도 고장 난 적이 없어요. 
가뭄에도 이웃 마을까지 도울 수 있었지요. 우리만 마시려고 아낀다면 우리의 영혼이 영원히 목탈 것입니다.” 
“매일 우물가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힘낼 수 있었어요.” 
주민들은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체 재건과 희망의 중심지가 된 울렐르 마을의 다음 숙원 사업은 항구 건설. 
마을의 주요 생업은 참치잡이로, 배를 정박할 항구가 필요해 
청년들은 맨몸으로 파도 속에서 야자수 기둥을 세우며 항구를 만들려 애쓰고 있었습니다. 
나눔문화는 마을 항구가 새로운 희망의 기둥이 되어주기를 바라며 
<울렐르 - 나눔 항구> 건설 지원비를 전달했습니다. 

아체를 떠나던 날, 사파핫은 꼭 보여줄 게 있다며 박노해 시인을 바닷가로 데려갔습니다. 
“기억하세요? 8년 전, 폐허가 된 이곳에 젓가락만한 바까오 나무를 샤이르 박과 심었지요. 
나무들이 제발 살아남아 지진해일을 막아주고 절망하려는 우리를 붙잡아주길 기도했지요. 
샤이르 박, 저 숲이 그때 심었던 나무들입니다.” 

거친 파도 속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했던 어린 나무들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매일 나무를 심어간다는 마을 청년들. 눈물 흐르는 지구의 골목길에 
참사람의 숲을 이뤄가는 나눔문화의 발걸음 또한 계속될 것입니다.



누룰 후다 고아원 
아체의 고아들에게 찾아온 '나눔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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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룰 후다 고아원의 가이아 여사 무덤 앞에 선 박노해 시인 ⓒ 나눔문화


2005년  아체에는 독립운동과 쓰나미로 부모 잃은 아이들이 수두룩했습니다. 
재앙은 하루아침에 아이들을 성숙하게 만들어버린 걸까요. 
박노해 시인은 아체에서 우는 아이를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슬픈 성숙. 아이들은 순식간에 철이 들어 
어른도 감당하기 어려운 삶의 무게를 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만나게 된 아체 구석의 작은 고아원. 
어둠 속에 인도하는 등불, ‘길 위의 등불’이라는 뜻의 ‘누룰 후다 고아원’은 
고아 출신 가이아 여사와 우편배달부 남편이 
아이들을 우체부 가방에 한 명씩 담아 데려오면서 시작된 고아원이었습니다. 
이곳의 아이들은 어디서나 서로 손을 잡아주고 안아주며 
다정한 모습으로 서로를 챙겨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고아들에게 젖 물려온 탓인지, 가이아 여사는 
가슴에 생긴 암으로 어둑한 골방에서 홀로 앓고 있었습니다. 
“고아로 자라난 저는 알아요. 아이들이 얼마나 상처가 깊을지. 
어려운 고아원 형편에 내가 짐이 되면 안 되는데….” 
다시 찾아올 때까지 꼭 살아있겠다던 그녀는 
박노해 시인이 아체를 떠난 사흘 뒤 숨을 거두었습니다. 


2013년  그로부터 8년 뒤 다시 찾은 누룰 후다 고아원 한 켠에는 
두 딸이 만든 가이아 여사의 작은 무덤이 있었습니다. 
눈을 감을 때까지 “미안하다. 감사하다. 사랑한다”는 세 마디를 되뇌이던 가이아 여사를 생각하며 
박노해 시인은 무덤 앞에서 그녀가 편히 잠들기를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어느새 70명에서 150명으로 늘어난 누룰후다 고아원. 
하지만 살림은 더 어려워져 먹을 것은 부족하고 아이들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나눔문화 회원님들이 모아준 성금을 전달했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라 
박노해 시인은 답답한 마음을 울렐르 마을 청년들에게 털어놓았습니다. 

“샤이르 박, 걱정 말아요. 이제 우리가 하겠습니다. 
아체의 고아들은 우리 모두의 아이들과 같습니다.”

울렐르 마을 어부들은 그 자리에서 누룰 후다 고아원에 매주 물고기를 나누기로 뜻을 모았고, 
그 날 저녁에 사파핫은 울렐르 마을 대표로 고아원을 찾았습니다. 
 “이제야 찾아와서 미안합니다. 나눔문화가 울렐르 마을을 일으켜 주었듯이 
이제는 저희가 여러분의 가족이 될 겁니다.”  나눔은 나눔을 낳고, 희망은 희망을 낳는 것이
‘나눔의 기적’입니다. 누룰 후다의 아이들 또한 누군가의 선물이 되어주기를 바라봅니다


아체 청년들의 새로운 혁명


삼엄한 군경에 둘러싸여 시위를 하는 아체 청년들 ⓒ 나눔문화


인도네시아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고 아체 자치정부가 수립된 지 8년. 
그러나 계엄 통치가 물러난 자리에는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삼엄한 군경에 둘러싸여, 
아체 자치 정부의 부정부패와 산림 파괴에 맞서 시위를 하는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마치 수마트라 호랑이 같은 눈빛의 이 젊은 청년들은 
각 지역 최고의 수재인 대학생들로, 정부는 이들의 장학금을 모두 끊어버렸다고 합니다.  
“지금 아체 자치정부는 다국적 기업과 결탁해 주민들을 몰아내고 아체를 망치고 있습니다. 
눈물의 게릴라 저항으로 수립된 정부인데 권력을 잡자 왜 그토록 변해가는 건지….” 

새로운 저항이 필요하지만 대안이 없다는 이 청년들은 나눔문화에 자문을 구했고, 
박노해 시인과 길고치열한 토론을 했습니다. 아체가 부딪힌 새로운 모순 앞에 서 있는 아체 청년들이 
새로운 혁명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청년들과 자매결연도 맺었습니다. 
추후에 한국 나눔문화에도 초청할 예정입니다.



정리 | 윤지영_글로벌평화나눔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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