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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길_박노해아시아사진전_세종문화회관B1_20140205-0303

출처 : 젊은 태양 님 블로그 http://blog.naver.com/rglee0610/100205207366




올해들어서도 어김없이 월례행사로 부암동의 내가 즐겨가는 카페를 방문해보니

2월 5일부터 약 한달간 하는 '박노해 사진전'티켓을 판매한다.

원래 가격도 착한데 오픈 이전까지는 1+1에 구매할 수 있단다.

기쁜 마음에 내것과 더불어 선물용으로 표 몇장 사두었는데

 

이 사진전 프리 오프닝에 초대를 받는 행운이 있었다.

사실 난 이 사회에까지 눈을 돌리기엔 너무 이기적인 사람이라

그나마 정의감이 막 샘솟으며 열정이 넘칠만한 대학시절에도

나는 사회 문제에 대해선 관심도 없었고 데모하는 사람들 근처에도 안가곤 했었다.

그러니 '박노해'라는 이름을 어디서 줏어들은것만 해도 다행인 셈이라

프리오프닝에 초대되어 참석한다는게 여간 민망하질 않았다.

그래도 내가 언제 이런 사진전 프리오프닝 행사엘 가보랴 싶어

초대에 얼른 응했다.

 

경건한(?) 맘으로 한 15분쯤 일찍 도착했다.

눈에 익은 초록색 벽과 역시나 감동적인 캡션과 함께 전시된 사진들..

그동안 카페에서 봤던 얼굴들도 보인다.

스태프들이 비영리 사회단체 '나눔문화' 연구원들이란다. 

 

 

이 사진전 타이틀이 왜 "다른길"인지를 잘 알려주는 글귀다.

 

박노해 시인이 걸어온 길을 간단히 보여주는 코너가 있었다.

그가 사형까지 언도받았던 사람이구나...

그런데 사형 구형을 받고 수갑을 찬 그의 얼굴은 해맑다.
그리고 박노해란 이름은 필명으로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이라는 의미란다.

 

사형을 언도받고 무기징역을 살던 중

민주화 운동 유공자로 재조명되면서 석방이 되었지만

그때 함께 투쟁했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국가 보상금을 거부하면서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는 명언을 남기고 

그는 지도에도 없는 세계의 낮은 곳들을 다니며

그만의 시선으로 그네들의 삶을 사진속에 담아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캡션 하나하나 읽어가며 사진을 보다보니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특별 도슨트가 시작된 모양이다.

 

두어개 작품 설명하는 것을 듣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 그걸 다 쫓아 다니는 것 보다는

그냥 내 느낌대로 내 방식대로 사진을 마저 보는 것을 택했다.

그의 캡션을 찬찬히 읽는 것만으로도 사진을 보는 눈이 달라지는 듯 하다.









그렇게 사진을 거의 다 봐가던 중

스태프들이 곧이어 박노해님 사인전이 있으니 사인받고 가란다.

사람 복작거리는거 워낙 싫어하는터라

굳이 사인까진 됐고 얼굴이나 보고가자 싶어 기다렸다.

 

예상보다 고운 피부, 맑은 얼굴의 박노해님이 들어오신다.

목소리가 부드럽다.

사인 받을 생각은 아니었지만 운좋게도 어영부영 상당히 앞쪽으로 줄을서게 되었다.

이 정도면 그리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사인까지도 받을 수 있겠다 싶어

기다리기로 작정을 하고

 

아까 아트숍에서 엽서만 몇장 사고 책은 사지 않았었는데

그래도 작가의 사인을 받으려면 책이 좋을 것 같아

책도 한권 구입하고

 

그런데 이 분은 한사람 한사람 너무 정성스레 사인을 해 주신다.

그냥 이름쓰고 날짜쓰고 사인 휙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한자한자 붓글씨 글씨로 정성스레 글을 써 주신다음

이름 옆에 도장까지 찍어주신다.

또 그게 번질까 정성스레 휴지로 꾹 눌러주시기까지

그러다보니 내앞의 사람수로 봐서는 10분정도면 될 것 같던 내 차례가

거의 50분이 걸려서야 왔다.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여기 스태프분들은

기다리는 사람들이 지루하고 힘들어 할까봐 한두마디씩 건내주시는 친절함을 보인다.

덕분에 기다리면서 '나눔문화'가 박노해님이 설립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라카페 갤러리가 '나눔문화'에서 하는 것은 알았지만 박노해님과는 무슨 관계길래

이분의 사진전을 연중 하는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그리고 박노해님이 사인을 하는 동안에도

옆에 한 분이 서 계시면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시면서

사인받는 그 5분정도의 시간도 의미있게 만들어 주신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뭐랄까이 사람들에게서는 '배려'가 느껴진다.

그냥 소란스럽지 않게 줄세우는 것만으로도 스태프들의 역할은 다 한것일텐데도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사인회에 힘들어할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 그런데

이번에 캡션을 읽어가면서 새로이 느낀 것은

그의 사진속 주인공들인 보통사람들,

어찌보면 경제적으로나 교육측면에서 평균보다도 아래의 사람들이 하는 얘기들이

현자들의 그것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가슴에 남는 얘기들이라는 것이다.

 

"이 어린 바까오 나무가 지진 해일을 막아줄 순 없겠지요.

하지만 자꾸 절망하려는 제 마음은 잡아줄 수 있지 않을까요?"

아래 사진의 주인공인 25세 청년이 손가락만한 나무를 홀로 바닷물 속에 심으며 한 말이란다.

 

아직까지 가슴으로 온전히 느끼지 못하니 말하기에도 간지러운

'사람은 그 자체로 고귀한 존재'임을

이번 '다른길' 사진전을 보고 어렴풋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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