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80년대 혁명의 아이콘에서 이제 카메라를 든 '사진가' 가 된 작가, 박노해.
그는 1984년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군부 독재 정권의 감시를 피해 사용한 ‘박노해’라는 필명은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이라는 뜻으로, 스스로 생을 두고 결단한 이름이었다.
[노동의 새벽]은 당시 잊혀진 계급이던 천만 노동자의 목소리가 되었고,
젊은 대학생들을 노동현장으로 뛰어들게 하면서 한국사회와 문단을 충격으로 뒤흔들었다.
1989년, 분단 이후 사회주의를 처음 공개적으로 천명한 [남한사회주의 노동자동맹]을 결성했다.
군부 독재 하에서 7년 여 수배생활 끝에 1991년 체포, 참혹한 고문 후 사형이 구형되고 무기징역형에 처해졌고,
옥중에서 1993년 두 번째 시집 [참된 시작]과 1997년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출간했다.
1998년 7년 6개월의 수감 끝에 석방되었다.
이후 민주화운동유공자로 복권되었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스스로 사회적 침묵을 하며,
2000년 ‘생명 평화 나눔’을 기치로 한 사회운동단체 ‘나눔문화’ 를 설립했다.
2010년 첫 사진전에 이어 2014년 박노해 아시아 사진전 [다른 길] 개최와 함께,
사진 에세이 『다른 길』을 출간했다.
사진 에세이 '다른 길'은 ‘아시아’로 초점을 맞춘다.
지난 3년간 아시아 전역을 기록한 흑백 필름 사진은 무려 7만여 컷이라고 한다.
인류 정신의 지붕인 땅 티베트에서부터 예전에는 천국이라 불렸으나 지금은 지옥이라 불리는 파키스탄을 거쳐
극단의 두 얼굴을 지닌 인디아까지.
나아가 버마, 인도네시아, 라오스 등 총 6개국의 엄선된 140여 점의 사진이 실렸다.
박노해가 찾아간 현장은 거의 공식적인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곳들이었다.

사진과 글이 나란히 배분되어있고 글은 마치 '시'처럼, '소설'처럼 아름답다.
사진 속 낯선 인물에 대해 단숨에 호감을 갖게하는 아름다운 글.
이 글들은 사진을 더욱 돋보이게 해서 글을 읽고 사진을 몇번이나 다시보게 만든다.
그리고 평소에 많이 접하지 않았던 흑백사진을 보는 즐거움.
장이 바뀔때마다는 컬러사진이 나오는데 그 자연의 색깔에 감탄했다.
컬러 사진도 역시 아름답구나, 배경이 중요한 것이구나.. ;)

박노해의 사진은 지구에서 가장 멀고 높고 깊은 곳에서,
각자의 다른 길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심오한 문제들에 대한 그들만의 지혜를 사진과 글로 전달해준다.
남들과 똑같은 길로만 가고싶어하는 현실의 우리들에게 ‘다른 길’이 있음을 알려준다.
모두가 같아져만 가는 이 세상에 대해 오래 생각해보게하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추천합니다! :)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거죠. 풍년에는 베풀 수 있어 좋고, 흉년에는 기댈 수 있어 좋고. 우리는 그저 사랑을 하고 웃음을 짓는거죠." -라당의 여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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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을 밟고 오르며 농사짓는 건 몸이 좀 힘들 뿐이지만 남을 밟고 오르는 괴로움을 안고 살아갈 수는 없지요. 늘 마음의 평화를 누리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마당에 모여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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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열매도 산나물도 아침의 신선한 공기도 눈부신 태양도 샘물도 아름다운 자연풍경도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은 다 공짜다. -천연설탕 아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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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차밭의 여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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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 친구를 부르고 내 안의 창조성이 발동할 테니. -심심한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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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랑으로 함께한 시간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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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서 '어찌할 수 없음'은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어찌할 수 있음'은 최선을 다하는 거지요." -구름이 머무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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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삻은 너무나 짧고 소중한 것이란다. 그리고 네 삶을 망치는 모든 것들과 싸워가거라. -공기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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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집을 위해 끝도 없는 벽돌을 찍고 있다. -집시 아이들의 벽돌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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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물결처럼 사라지겠지만 사랑은 남아 가슴으로 이어져 흐르겠지요." -평온한 귀갓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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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이 있다. -노래하는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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